사랑의 명시를 찾고 계시다면 만해 한용운의 '복종'은 어떨까요? 시대의 다름이야 있겠지마는 사랑은 언제나 우리를 순수한 감정으로 이끌어 갑니다. 그 단어는 사랑과 상반된 표현인데 왜 한용운 시인은 '복종'을 통해 절절한 사랑을 표현한 것일까요? 아름다운 시의 세계로 함께 가보시죠^^ |
◈추천시
복종 한용운 |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
▶시인에 대한 필자의 해설
복종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남의 명령이나 의사, 또는 규칙 따위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그대로 따름'
그러니 사람을 복종시키는 일은
'강압력'이 따르고 상당 부분 부정적인
요인을 가진 단어다.
그런데 만해 한용운 시인이 표현하는
복종은 스스로 선택함으로 그 부정의
의미를 역설하며 행복으로 만들고 있다.
사실 그 시절
승려이며 독립운동가였던 시인에게
자발적 복종의 대상은 무엇이었을까?
부처님을 향한 오롯한 섬김일수도 있고
참담한 일제의 만행을 역설하는
일갈의 시적표현으로 조국이
둘일 수 없음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남의 집 안방에 강제 침략하고
무력으로 복종하기를 강요한다 해도
결코 진정한 복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런 복종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언제나 뜨거운 도발을
가슴에 품은채일 테니
허울뿐인 복종이라 하겠다.
스스로가 선택한 가슴에 찬 복종은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한
영원한 것이며
죽음을 불사하고도 지키는 소명이 된다.
만해 한용운 시인의 시들은
남녀 간의 사랑의 시를 뛰어넘어
시대의 산물이며
애국과 종교의 광범위한 의미가 포함된
참으로 귀한 역사적 명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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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한 필자의 사설
사랑의 프러포즈에 적합한 시로
진정 상대를 사랑한다면
자발적인 복종이 결코 불편하기 않고
그 복종의 범위나 형태가 스스로 정한
범주안에서 두 사람 사이의 신뢰를
더해주는 큰 요소가 되리라 본다.
요즘은 연인관계든 부부관계든
개인의 사적 영역을 보장하기를 바라고
또한 그것이 건강한 구조임을 알고 있다.
다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누군가 주저 없이 상대를 향해
이런 고백을 해온다면
그것은 참 감사할 일이다.
각자 바로 선 우리가 되어야 함은
아주 중요한 사실이지만
상대에게 스스로 복종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면
그 사랑의 깊이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
보다 충만할 것이고
그런 사랑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더없이 행복할 수 있으니
시인의 시처럼 자발적 복종은
'아름다운 행복'이라 생각한다.
시의 마지막 구절이 참으로 멋진데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그러고 보니
절대적 복종은 아닌 듯하다.
오직 단 한 사람,
그 상대에게만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가치를 지닌 복종이니
복종할 수 없는 까닭 또한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표현이라 하겠다.
사랑을 한다면
시처럼 할 수 있기를^^
나의 이기심을 이기는 사랑이라...
어떤 영화의 대사에서
사랑 앞에 이성적 판단으로 망설이는
주인공에게 조언하던 말이 생각난다.
"정신 차리고 하는 사랑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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