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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입문기, 3개월 배워 평생 써먹기

by 수희찬탄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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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입문 스토리 

 
필자는 일반인 골퍼다. 골프에 입문하게 된 스토리라니
무슨 특별한 이야기가 있겠나 싶지만 개인적으로 골프를 
통해 얻고 배운 것이 많기에 기록으로 남겨본다.
 
필자는 40대에 들어서며 작은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친분이 있는 한 언니가 인맥관리에 많은 도움이 되니
배워보라는 적극권유를 듣고 고심 끝에 결정을 하게 된다.
 
당시 살던 제주도는 골퍼들의 지상천국 같은 곳이었다.
이유는 그 당시 29개 정도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었고
이동거리가 최고 1시간 정도로 소비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마음먹으면 당일 라운딩도 가능할 정도이다.
또한 도민 할인행사 등의 적용으로 비용이 아주
저렴할 때도 많다.
 
 
 

아름다운 필드모습

 
 
 
 
 

결정 후에는 바로 집 근처 실내 연습장에 등록을 하러 갔다.
일단 1개월 수업을 시작해 보기로 하고 연습장에서
제공하는 연습채를 가지고 레슨과 연습을 해 나갔다. 
당시는 개인 골프채를 준비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어느 정도 채의 감을 익힌 후 구입하고자
마음먹었던 터였다.
 
그렇게 시작한 연습은 매일 2시간씩 이어졌다. 
다니던 곳은 가르치는 프로가 2명이었고 공동 운영이었다.
젊고 나름 유능한 프로들이었는데 한 달여간을
배우는 동안 너무 루즈한 방식의 티칭이
맘에 들지 않았다.
회원을 상대하는 태도 또한 체계가 없었기에
(신생 연습장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됨)
빠른 시간에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있었던
나에는 맞지 않았다. 
이후
정보를 좀 알아보고 가까운 100미터 거리에
오래된 연습장을 찾았다.  
 
새로 간 연습장은 이전 연습장보다 시설은 노후되었고
연습타석도 적었지만 오랜 경력으로 운영되어 온
티칭이 정말 탁월했다.
그래서 모든 게 본인이 잘하는 것과
남을 잘 가르치는 것은
서로 다른 영역임을 또 한 번 느꼈다.
 
그렇게 옮겨간 그곳 에서는 바로 개인 채를 장만했다.
먼저 입문한 친한 친구의 도움으로 나에게 최대한
맞을 법한 유연한 채로 조금 가격을 주고 준비를 마쳤다.
필자는 여릿한 체격이라 소프트한 탄성이 있는
테일러 메이드 풀세팅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권유받아
쓰기 시작했다.
 
티칭을 받으며 연습을 하고 중간중간 잘못된 자세를
지적받고 다시 수정하며 2달여를 하루도
쉬지 않고(연습장 휴일만 쉼) 2시간씩을 투자했다. 
한 날은 가르치던 프로이자 사장이 전에
어떤 운동을 했느냐고 물어왔다.
마치 골프를 이해한 사람처럼 친다며
임팩트(볼이 힘을 받고 튕겨나가는 타격포인트)가
좋다는 격려를 해주었다.
 
사실 필자는 초등학교 3학년 말부터 6학년 초까지 
정구(소프트 테니스) 부를 했었다.
초창기 멤버로 3학년 때부터
여자부 주장을 맡기도 했었다.
달리기도 거의 1등이었던 깡다구가 있긴 했어도
그때 그 오래전 운동력이 이 늦은 나이에 빛을 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프로가 말하길 테니스나 정구 등 라켓 운동을 했다면
임팩이 강하고 좋을 수밖에 없다며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해보길 권했다.
나름 팔힘이 있었다고는 생각했지만 세상 오래되어
까마득하던 어떤 경험이 인생 어느 시기에 또 다른
도움으로 찾아드는 신기한 체험을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총 3개월을 바쁜 시간을 쪼개서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을 했다.
그렇게 필드에 나갈 수 있는 준비를 마치자
주변 언니들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서로 머리를 올려주겠다고
(골프에서 첫 라운딩 때 골프예절등을
가르쳐주는 일종의 신고식) 했지만 초보인 나는
덜컥 겁이 났다.
연습은 최선을 다했고 게임 룰도 찾아 공부도 마친
상태였지만 첫 경험의 설렘보다는 왠지 모를 떨림과
걱정도 들었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라는 골프 명언_제작 - 수희찬탄

 
 
 

머리 올린 날의 추억

 
 첫 라운딩 약속이 1주일 후로 잡히고 평소 친한 언니
부부와 구력이 있으신 다른 언니 한 분을 동반한 4인이
함께 하기로 했다. 
그래도 마음 한편 평소 친했던 분들이니 조금은
안도감도 있었지만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라운딩 준비를 마친 전날에
잠에서 깨었는데 뭔가 아주 불쾌한 몸상태가 느껴졌다.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거울을 보니 얼굴 전체가
빨간 열꽃이 펴 마치 깨소금을 뿌려놓은 거 같은
트러블이 생겼고 시간이 지나자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전에 없던 일에 깜짝 놀라 다급히 출근준비를 하고
급한 대로 오전 업무만 마치고 주변 피부과로 달려갔다.
그땐 이미 간지럽기까지 하며 색상도 더
빨개져 가고 있었다.
 
얼굴이 거의 부어오른 상태여서 겁도 나기 시작했다.
진료를 보시던 의사 선생님께서 어제 먹은 것을
물어보시더니 알레르기 검사부터 하자고 하셨다.
결과는 어떤 음식에 의한 알레르기였다.
 
최소 3일 정도는 먹는 것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약과 주사를 처방받고 오후 업무를 보게 되었다.
약을 먹긴 했지만 오후 내내 점점 붓기는 심해졌고
도저히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로 판단하여
내일 라운딩을 부득이 취소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 지인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얼굴 사진까지 찍어 보냈다.
나름 도저히 이 얼굴로 사람대면이 어렵겠다고
죄송하지만 다음으로 다시 잡으면 안 되겠는지를
여쭈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나의 기대와는 달랐다. 
그녀의 대답은 이랬다.
 
"수희야.. 니 상황은 알겠는데 라운딩 약속은
상을 당한 거 아니라면 취소할 수 없는 거야.
그러니 오늘 잘 쉬어보고 내일 보도록 하자.
얼굴이 불편한 거 말곤 이상 없는 거잖아?.."
 
순간 머리가 하얘지며 무언가에 맞은 듯 멍한
생각이 들었다.
야속한 마음도 잠시, 나는 대답했다.
 
"네~언니, 잘 알겠어요.. 내일 뵐게요~"
 
골프라운딩 약속은 4명이 한 조로 치는데 각 4명의
소중한 시간이 모여 18홀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동반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맞추는 것도 어렵지만
동반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기도 한 것이다.
그때  그녀의 다소 냉정 해보이는 첫 번째 조언은
그 후 라운딩 약속을 신중하게 잡는 계기가 되었고
머리를 얹는다는 첫 라운딩의 시작이기도 했던 것이다.
 
 
 

드라이버는 쇼, 퍼터는 돈이다_ 마무리의 중요성

 
 
 
 

골프가 좋은 이유

 
 

얼굴을 뒤덮은 깨소금 같은 열꽃은 다음날에도
가라앉지 않았고 화장으로 덮을 수 없었기에
맨얼굴에 선크림만 잔뜩 바른 후 약속장소로 나갔다.
 
함께 동반한 3명의 동반자들은 나의 얼굴에
적잖이 놀랐지만 선글라스와 앞면 골프용 가리게로
가린 후 라운딩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대면한 정식 라운딩에서 마주한 필드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첫 라운딩 때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며 골프에 입문한 나는 각종 에티켓을
배워나갔다.
 
그리고
가슴 벅찬 필드에서의 행복감을 동시에
만끽하고 있었다.
 
 
인생에서 만난 운동 중에 가장 행복함과
경이로운 감정을 느껴본 골프~^^
첫 라운딩 이후 연습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고 필드 최고스코어
108타.. 97타.. 84타.. 80타.. 78타.. 까지
2년 안에 내려오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골프에 대한 사랑은 나의 삶의
전반에 여러모로 좋은 영향을 주었다.

 

골프를 이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대략 이렇다.
 
일단 필드에 오르면 오로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욕심과 의욕이 앞서면 볼(골프공)은 여지없이
원하는 위치에 가지 않는다. 
교만한 상태에서는 또한 코앞에 떨어지거나
뒤땅등으로 불리는 헛스윙이 나온다.
 
그래서 골프는 멘탈의 운동이다.
상대의 샷이나 게임내용에 휘둘리는 순간
나의 플레이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또한 골프는 동반자들의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대의 성격과 인품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진짜 강한 사람과 강한 척하는 사람을 구분
할 수 있고 그 어떤 운동보다 고스란히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난다.
 
그래서 스스로 자기 점검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의 현재 심리 상태가 흔들리고 있거나
맘속 불안이 잠재되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렇게 자신과 대면하며 스스로 멘털을 다잡는
사람에게 골프는 침착함을 토대로 하는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서 수많은 골프 명언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스코어에 집착하지 말고
가끔씩은 페어웨이 주변에 핀 장미의
냄새를 맡을 줄 아는
여유를 가져라....

 
 

첫 라운딩 백_브랜드 - 까스텔바작

 
 
 

골프 입문기 글을 마치며...

기본이라는 단어..가 있다.
필자는 지금도
 이야기 한다.
골프에 입문하려는 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단 3개월!
 
그 3개월을 오로시 투자하라고
오로시란 성실하게 연습에
매진하라는 뜻이다.
그렇게 기본기와 기본자세만을
명확히 내 것으로 만든다면
프로골퍼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얼마든지 필드의 행복을 누리는
발판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그러나 기본기를
갖추는 시간이 루즈하거나
대충이었다면
당신은 멋진 폼을 소유하거나
멋진 골퍼는 포기해야 한다.
 
프로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가진 가장 최선을 위한
기본기를 장착하는 그 3개월을
자기 고용을 통한 필사의 연습을 한다면
이후에는 평생 써먹는 골프의 기술이 되고
핵심이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점점 라운딩 경험과 연습을 이어가며
진화하는 것만이
남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 세계 안에서의
경험이 없이는 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오직 경험한 사람만이 알 뿐이다.
 
골프는 더욱이 그렇다.
골프의 진수를 모르고 재미를 못 느낀
골퍼라면..
단언컨데..
골프를 제대로 배우지 않았거나
기본기 장착이 안된 것이다.
 
골프 예찬론자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수희찬탄 한다~!!
내 인생 최고의 나 자신을 독대할 기회를 주는
골프라는 운동을
모두가 자신만의 운동을 하고 있겠지만
인간 군상의 진솔한 면면을
볼 수 있는 멋진 운동을
나는 이런 의미에서
진심으로 찬탄한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되고
기본기를 얼마나 단단히 갖추었는가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기본기를 갖추는 시간 만큼은
집중하라!
 
 
골프 기본기를 갖추는 3개월
어떤 자세로 그 연습 시간을 대하는지가
당신의 평생 골프폼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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